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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형남
작성일 2012-01-18 (수)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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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621      
IP: 183.xxx.175
검찰이 놀이의 對象이라면...

검찰이 또 네티즌의 조롱 대상이 되고 있다. 대검찰청 공안부는 16총선 관련해 특정 후보자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올리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허위사실 공표시 전원 입건해 징역형을 구형하는 것을 원칙으로 인터넷에 30차례, 문자메시지는 500, 유인물은 500부 이상 유포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했다.

 

처음 든 생각은 사법당국이 참 편의적으로 발상하는구나하는 실망이었다. “그럼 29차례, 499, 499부 까지만 유포하면 되네하는 조소가 뒤따를 것이라는 예측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누리꾼들 사이에서 허위사실 유포놀이가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놀이의 내용은 허위사실을 30번 써보자” “저는 수퍼모델입니다라는 단순 풍자부터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대왕 이후 최고 성군” “가카께서는 하루에도 30번씩 서민을 생각하시며 밤잠을 설치시는 분”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기관은 검찰” “그냥 29번만 쓰고, 다시 내용 바꿔서 29번 쓰고, 또 내용 바꿔 29번 쓰면 아무 문제없네...”라는 조소까지 다양하다.


사실 검찰 지침의 방점은 특정 후보자를 낙선시키려고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에 있다. 따라서 사법기관으로서 할 일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왜 횟수로 처벌 기준을 삼느냐다. 응당 그럼 29번은 괜찮은 거네요?”라는 반문이 나올법한 이 기준을 대한민국 최고 지성들이 모인 검찰이 만들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피해의 범위나 선거에의 영향, 고의성 여부 등 상식에 기준하지 않고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기준을 사용, 스스로를 놀이 대상으로 격하시켰다.

 

사건의 이면에는 SNS에 대한 몰이해가 자리한다. 한겨레신문의 지적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의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오판이다. 54년 영국 사회학자 바네스는 한 집단에서 특정인이 권력을 갖는 것은 개인 역량이나 직위보다는 네트워크 상의 관계들 속에서 중심에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Social Network’라고 명명했다. SNS는 이같은 사회적 관계 구축욕구를 기술적으로 구현해 낸 것이다. 광범위한 실시간 정보 유통으로 오사마 빈 라덴 사망 소식을 가장 먼저 전달했고 중동 재스민 혁명의 1등공신이 됐다. 연예인의 투표 인증샷 한 장이 선거관리 당국의 공식 투표독려 행위보다 효과가 있는 세상이다.


광속으로 세계인의 의사소통 구조를 바꿔놓은 거대한 변화를 사법당국이 따라가지 못한 데서 이 씁쓸한 해프닝은 비롯됐다. 즉 유대의 깊이보다는 정보의 속도가 중시되고, 철학보다는 메시지의 표상이 중요한 정보공간을 횟수로 규제한다는 발상은 매우 시대착오적이다. 간단히 말해 15번 위반하면 적법이고 30번은 위법인 법은 없다. 음주운전은 한 번만 해도 처벌 강도가 다를뿐 위법인 것과 마찬가지다.

 

이미 MB정부는 그동안 많은 사법적 과오를 저질렀다. 한 나라 대통령을 자살로 몰아간 정치검찰의 칼날은 미네르바와 <피디수첩>, 정연주, 한명숙을 연달아 겨냥했다. 재판부의 권고로 세금 환급을 포기한 공영방송 사장을 배임죄로 기소했고 기업가의 신빙성 없는 진술 한 마디에 전직 총리를 범죄자로 몰았다. 블로그에 촛불 동영상을 올렸다고 기소된 시민, G20정상회의 포스터에 쥐그림 낙서를 했다고 유죄판결을 받은 강사가 있다.

 

문제는 이 칼날이 특정 사안, 특정 인물들을 만나면 나무 꼬챙이가 된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사건, 효성그룹 비자금 사건, 한상률 전 국세청장 사건, 그랜저 검사 사건, 디도스 사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BBK 사건 등에서 검찰이 꺼낸 칼은 다시 칼집으로 거둬들여졌다. 2007년 겨울의 선택을 후회하게 만드는, ‘법 앞의 차등앞에 국민들은 점점 할 말을 잃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이 나라의 최대 암적 존재는 검찰이라고까지 했다.

 

그나마 그동안은 정치적 이해는 가능했던 반칙에 현실 적응력 부재라는 무능의 딱지마저 붙여진다면 대한민국 검찰은 존재 의미가 없다. 법은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보루다. 법이 조롱받는 사회, 정부와 검찰이 놀이 대상이 되는 사회를 그 어느 국민이 바라겠는가? 국민이 느끼는 대한민국 검찰의 평등 온도는 아직 零點 以下.

 

19대 총선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노원갑) 이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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