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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친일청산
작성일 2015-10-26 (월)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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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 용역업체 국정원 출신 김흥기 회장은 누구? [경향신문 2015.10.17.]
KTL 용역업체 국정원 출신 김흥기 회장은 누구? [경향신문 2015.10.17.]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 kangjk@kyunghyang.com 
    
행정고시 출신으로 특허청 거쳐 국정원서 퇴직…화려한 스펙에 막강한 인맥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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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5일 국회 산자위 국감에서 ‘댓글부대’로 의심받아온 KTL 글로벌기술정보 용역팀을 지휘해온 민진규 국가전략연구소장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그는 어학능력을 묻는 질문에 ‘20개국 언어를 해석할 줄 안다’고 했지만 막상 ‘굿모닝’을 힌두어로 말해보라는 질문에는 제대로 답변을 못했다. 김창길 기자


국가정보원 ‘댓글부대’로 의심받아온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글로벌기술정보 용역사업의 ‘민낯’이 여지없이 공개됐다.


지난 5일 국회 산자위 국감에서 야당의원들은 3년간 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간 4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추진된 해당 용역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KTL 이원복 원장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잘못을 시인했다. 1만2000개 중소기업에 전 세계 263국의 수출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겠다는 ‘허깨비’ 같은 용역사업에 대해 사실상 파산선고가 내려진 것이다. <주간경향>의 총 5회에 걸친 집중보도(1141~1144호, 1146호)가 없었다면 엄청난 국가 예산 낭비로 발전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하지만 국정원이 개입돼 있고 사이버 여론조작을 목표로 추진됐을 가능성 등 용역사업 전반의 의문점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무엇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처럼 해외정보망도 없는 시험인증기관에서 글로벌 정보사업을 실시하게 된 배경부터가 의문이다. 구글 등 세계적 기업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시간 기업정보 제공 서비스를 2012년 대선 직전 만들어진 신생 매체 그린미디어가 수의계약으로 떠맡은 것도 석연찮다. 어학이나 유관 경력이 거의 없는 8명의 용역팀원들이 80개국 언어를 번역해서 2000페이지짜리 용역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했다는 주장도 믿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 모든 의문에 답변해야 할 일차적 책임자는 KTL로부터 해당 용역을 수주한 그린미디어 박형준 사장이다. 하지만 그는 “내가 (용역팀을) 뽑지 않았고 용역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았다”며 모든 책임을 프로젝트 매니저 민진규씨(47)에게 떠넘겼다. 민씨는 처음 ‘국정원 연계설’이 불거졌을 때부터 이번 용역사업의 핵심으로 지목돼 왔던 인물이다. 국군 정보사 대위 출신으로, 국정원 입사를 희망하는 수험생들을 상대로 다년간 국가정보학을 강의했고, 실제 그의 제자들이 용역팀 사무실을 매주 토요일마다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국감장에 공개적으로 나타난 그의 모습은 예상과 달리 모든 게 어설퍼 보였다. 특히 그는 외국어능력을 묻는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의원 질의에 “스피킹은 안 되지만 해석은 20개국 이상 언어를 할 수 있다”며 한순간에 국감장을 뒤집어 놓았다. 추 의원이 “그럼 한 번 테스트해보자. ‘굿모닝’이 힌두어로 뭐냐”고 묻자 “여기서 답변할 수 없다. 자료를 가져오면 번역은 할 수 있다”며 상식밖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평소 60개국 언어를 한다고 알려졌던 민 소장의 실체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하지만 민씨와 함께 약 5개월간 일하다 퇴사한 내부고발자 최모(35)·김모(36)씨는 “의도적인 노림수가 숨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씨가 ‘저런 사람과 국정원이 설마 거래했겠느냐’는 인상을 주기 위해 일부러 연기를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민씨의 첩보기법 강의노트에는 “다양한 상황과 어처구니 없는 질문에 시뮬레이션 기법을 이용해 답변하고, 임무가 막중한 경우 ‘역할연기’ 기법이 효율적”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최씨와 김씨는 “민씨의 연출에 속아서는 안 된다”며 “중요한 것은 배후를 밝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민 소장은 항상 일이 안 풀리면 윗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그를 뒤에서 움직이는 ‘부채도사’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12월 국정원 출신 김흥기 카이스트(KAIST) 지식재산대학원 겸임교수(54)가 해당 용역업체에서 발행하는 글로벌이코노믹 회장으로 영입된 사실이 <경향신문> 취재팀을 통해 드러났다. 김 교수는 행정고시 출신에 특허청을 거쳐 국정원에서 근무하다 2000년 퇴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의 등장인물 중에서는 스펙이 가장 화려했다.


석연찮은 ‘단순 무보수 명예직’


국정원 외에 청와대와 새누리당, 미래창조과학부, 기획재정부 등 내로라하는 모든 권력부처에 선이 닿아 있었다. 그의 블로그에는 민주평통 상임위원 자격으로 2013년 말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기념촬영한 사진도 올라와 있다. 2013년 11월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설립한 글로벌창업정책포럼의 초대 상임의장에 임명됐다. 상임의장 아래 의장단 면면을 보면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겸 성주그룹 회장, 이기주 인터넷진흥원 원장, 박수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 등 쟁쟁한 인물들이 포진해 있다. 좌승희 전 한국경제연구원장(KERI)이 이 포럼의 자문위원이었다.


김 회장은 2013년 9월부터 중국과학원(CAS) 지식재산원 최고위과정 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민간단체인데도 현직 특허청장과 문화부 장관이 강사로 출연하고 정운찬 전 총리, 김하중 전 통일부 장관, 이상희 전 과기처 장관도 강사 명단에 포함됐다. 올해 2월까지 주요 수료생을 보면 미래창조과학부 최재유 2차관을 포함해 기획재정부, 중소기업청, 교육부 등 주요 부처의 국장급 고위관료와 국회 수석전문위원까지 망라돼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화력한 인맥을 갖고 있는 그가 왜 문제의 용역업체에서 발행하는 글로벌이코노믹의 회장을 맡았을까. 여러 가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글로벌이코노믹이 2012년 대선 직전 창간된 이름 없는 신생매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김 교수는 “글로벌이코노믹 회장직은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지난 6월 그만둘 때까지 단 한 차례도 출근하지 않았고 실제 업무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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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출신의 김흥기 전 글로벌이코노믹 회장이 2013년말 민주평통 상임위원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사진. 글로벌이코노믹은 KTL로부터 댓글부대로 의심받는 용역을 수주한 후 최종용역보고서를 제출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김씨를 회장으로 영입했다. 해당 사진은 김 전회장이 개인 공개블로그에 올라와 있다. 앞줄 우측부터 3번째가 김 전회장/김흥기 공식블로그

하지만 <경향신문> 취재 결과 그 자리를 글로벌이코노믹의 단순 무보수 명예직으로만 보기에는 석연찮은 대목이 너무 많다. 김 교수는 회장에 취임하기 전 지난해 3~8월 사이 글로벌이코노믹에서 ‘파워인터뷰’라는 코너를 맡아 직접 19번이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의 파워인터뷰에는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 이상목 미래창조학과학부 1차관, 양승태 전 정통부 장관, 오명 전 과기부 장관, 김동호 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 위원장이 등장했다. 파워인터뷰가 끝난 후 2014년 11월에서 올해 4월 사이 모두 22회에 걸쳐 도전정신을 고취시킨다는 취지로 ‘태클칼럼’을 꾸준히 연재했다. 근 1년 가까이 글로벌이코노믹에 거의 매주 인터뷰와 칼럼을 제공하는 등 강행군을 해온 셈이다. 이쯤 되면 그가 단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보수 명예직 회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글로벌이코노믹은 김 교수가 소속된 단체와 함께 각종 행사를 열고 후원을 하기도 했다. 단순 명예직으로 보기에는 회장 취임식도 화려했다. 지난해 12월 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그의 취임식에는 새누리당 이인제·이재오 의원이 참석했고, 목요상 헌정회장이 축사를 했다. 특히 그가 회장으로 취임한 시점은 최종 용역보고서 제출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이었다. 이때부터 글로벌이코노믹 내부에서는 “용역보고서가 승인되면 1~2년 안에 100억원쯤 버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수십년간 국정원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 2명이 용역팀에 참여한 것도 이 무렵이다.


그렇다면 과연 국정원 출신의 김 교수는 글로벌이코노믹을 통해 무슨 일을 하려 했을까.


김 교수는 “약 15년 전인 2000년도 초반에 국정원을 퇴직했고, 이후 국정원과 관련이 없는 사회활동을 해왔다”며 국정원과의 연계 의혹에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사건 책임자는 (그린미디어) 박형준 사장인데, 왜 난데없이 나를 억지로 기사에 끼워넣어 피해를 주려 하느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과연 그와 용역사업은 정말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일까.


그린미디어가 올 1월 제출한 최종 용역보서는 그가 회장으로 있을 때 제출한 것이다. 그린미디어는 용역보고서에서 국정원, 민주평통, 자유총연맹을 포함해 광범위한 정보수집 및 배포망을 구축하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었다. 특히 수출정보 제공을 목표로 하는 용역사업에 민주평통과 자유총연맹까지 끌어들인 이유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김 교수는 “용역보고서 자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김 교수가 국정원 출신에 민주평통 상임위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용역보고서가 그와 정말 아무런 관련이 없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여러 매체에 정부·여당 입장의 칼럼 써


 김 회장을 둘러싼 석연찮은 행보는 이뿐만은 아니다. 그는 글로벌이코노믹뿐 아니라 미디어펜, 전자신문, 은평타임즈, 위클리공감 등 여러 매체에 직업 칼럼니스트 이상으로 많은 칼럼을 연재해 왔다. <경향신문>이 확인한 것만 파워인터뷰를 포함해 2014년 55건, 올 들어 48건으로, 채 2년도 안된 사이에 100건이 넘는 칼럼을 연재했다. 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칼럼을 쏟아낸 것이다. 다양한 기관과 단체에 소속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 같은 그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칼럼을 쓸 수 있는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칼럼 중에는 정부·여당의 입장에서 야당이나 시민사회단체·노조를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내용도 자주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창조경제? 사람을 사람답게 대접하라’(은평타임즈)에서는 일부 세월호 유가족과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을 ‘폭력경제’ ‘좌절경제’라는 표현을 써가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최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사 국정화 논란… 국론분열 교실서 싹터선 안 된다’(9월 15일 미디어펜), ‘역사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살려내라’(9월 16일·은평타임즈)는 칼럼을 썼다. 그는 칼럼에서 “미래의 성장동력인 청소년들이 패배적·자기비하적 인식에서 벗어나 한민족과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과 자긍심을 가질 올바른 한국사 교육이 필요하다”며 정부·여당의 국정화 논리를 그대로 대변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그의 칼럼은 2011년 4개, 2012년 1개, 2013년 8개였다가 주로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눈에 띄게 많아졌다. 또한 김 교수는 2000년 초 국정원을 나와 벤처기업가로 나름 성공적으로 변신한 흔적은 보이나, 2012년 대선 전까지 크게 주목할 이력은 보이지 않는다. 전·현직 장·차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지금의 특별한 이력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2012년 대선과정에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교육복지특별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지냈지만 그가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창업정책포럼 상임의장을 맡으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전·현직 장·차관들이 그가 운영하는 중국과학원 최고위과정에 수강생과 강사로 등록한 것도 순수하게 그의 영향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현 정권의 막강한 실세 중 누군가가 그를 창조경제의 대표주자로 띄워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 점에서 국정원 댓글부대로 의심을 받는 KTL의 글로벌기술정보 용역이 애초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와 관련된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용역팀의 내부고발자들은 “민진규 소장 뒤의 부채도사는 김흥기 회장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보다 훨씬 강력한 배후인물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번 사건은 수사가 진행 중이며 수사 결과 본인이 관계가 없음이 드러날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40100&artid=201510171356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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