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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논가외딴우물
작성일 2009-06-02 (화) 19:53
ㆍ추천: 19  ㆍ조회: 1942      
IP: 121.xxx.68
노무현 리트머스
나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여느 정치인과 다른 분이시다.
흔히 정치가 현실을 다루는 것인데 반해, 16대 대통령 노무현은 미래 과제에 보다 중점을 두신 분이기 때문이다. 일면 대통령에 오르면 권력의 유지와 정책 일반의 집행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최고 지도자로서 이런 모습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다.


벌써 몇년 전에 어항의 물을 흔들어 온갖 부유물을 드러나게 하는 분이라 글을 썼던 적이 있었는데, 오늘날의 결과를 보면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부유물이 수구기득권의 문제뿐만 아니라 진보 개혁 세력의 모순까지 가감없이 드러나게 했으니 이젠 국민들이 선택의 잣대를 좀더 엄밀하게 댈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그분은 나름의 역사적 책무를 게을리 하지 않은 분이라는 생각이다.


어떤 분이 그분의 티셔츠를 만들어 파는 등, 희화화 하지 말라고 하는 말에 동의한다. 물론, 시대가 시대이니만치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오리지널 디자인이 나온다면 한번 검토해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기에 가타부타, 일언지하에 거절하는게 상책은 아니겠다. 항상 요구는 무시만 할게 아니라 요구를 수용해 긍정적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정치 아닐까?

아직 정리는 못했지만, 이런 부분에서 우리가 진도 나가야 할 일이 있다. 아직은 나의 상상 수준이지만 여러분과 의견을 교환하려는 소망에서 간단하게 구상을 여기에 적는다.


참여정부 5년은 시끄러웠다. 국민은 너무 시끄러워 싫증도 났으리라.
그만큼 참여정부,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진행한 몇가지 일들은 진영을 바꿔가면서 찬반이 뜨거웠다. 나는 이걸 '노무현 리트머스'라고 일단 약칭을 지었다.


특검, 대연정 제안, FTA, 이라크 파병, 작전권 환수... 등등 굵직한 사연들이 부지기수다.

우리는 우리의 개인적인 정치적 지향을 점검해 볼 때이고, 이를 통해 무조건적인 연대가 아닌 전략적 제휴 수준의 연대를 고민할 시점에 서 있다. 무조건적으로 비판적 지지만을 호소할게 아니라 정책적 소통, 권력의 쉐어링 등을 연구하면서 대연대를 만들려고 한다면 무엇보다 지난 참여정부 기간 내의 뜨거웠던 대척점들을 점검해 보아야 하고, 그래야 미래를 열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당신은 FTA에 대하여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
당신은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대연정에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
열린우리당 창당에 찬성하셨습니까?

등등,
 
이렇게 시각시각 논란이 되었던 일들을 나열하고 각자가 찬반을 찍어 나가면 예상하건대 동일한 답변의 집합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질문의 항목이 많아지면 그 집합의 수는 많아질 것이므로 가장 정치적 입장이 첨예했던 항목으로 한정하면 아마도 몇개의 집합으로 나누어질 것 같다.

이를 '노무현 리트머스'라고 칭하자! 바로 당신의 정치적 성향이다.


그 이후엔 어떻게 하냐고?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상충되는 정치적 지향이 있다면 모를까, 집합간에 작은 차이는 나름의 해결 방법을 토론 속에서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당신과 나는 4개 항목이 같은데 1개가 틀린 경우라면, 이는 충분히 토론 속에서 개인이 감수할 수 있는 정도의 정치적 절충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FTA가 약소국으로서의 불가피성이 있음을 인정하는 수준이 되는 그룹은 그에 관하여 체결 순서, 최소한의 체결 준수 방침 등을 정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점차 집합의 수를 줄여나가자.

그 다음엔 상충되는 집합간에 의견이 다른 부분에 대하여 분야별로 토론그룹을 만들고, 정책의 수위 조절 또는 분야별 참여 강도를 조절하는 것은 사실상 연정 모델 비슷한 것이지만, 권력을 일정량으로 무조건 나누는 등의 흔히 보던 총체적 연정은 아니다. 내각 구성 권한의 몇분의 일을 달라는 등의 방법이 아니고 소수 그룹일지라도 특정 정책 분야에 인력 수급과 목소리를 섞을 수 있도록 참여의 권리를 배분하는 모델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목소리가 다양하다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민주주의의 후퇴만을 부르짖으며 공공의 적을 물리치기 위한 '비판적 지지', '묻지말고 연대' 등만을 말하기에는 쉽지 않은 세상을 살고 있다. 우리는 87년이 아니라 2009년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무현 리트머스는 적어도 우리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시험지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 미래 과제를 엄청나게 던져준 분이 노무현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시끄러웠을 수밖에!


또 시끄럽고 싶은가? 그러면 우리 민주주의는 사망한다. 이건 분명하다!
수구 반민족 기득권 세력은 돈과 권력을 동원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의석의 비율을 지금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을 등에 업고 정치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건 착각이다. 국민을 믿고 안믿고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의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보다 고민하고 보다 절실한 자세로 정치에 임해 주었으면 좋겠다.


노무현은 가슴 속에 묻고, 그가 원했던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면 대중에 영합해서는 안된다. 과제를 수행해라!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 리트머스에 들어갈 질문 항목을 먼저 나열하고 중대한 차이가 있는 부분을 정한 후 각자의 정치적 지향을 점검해 보는 일은 중요하다.
첫걸음을 떼어야 산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상대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겸허한 마음가짐이 없는 자는 배척해야 할 대상일 뿐이므로 골라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진정으로 연대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기에 드리는 말이다.

여러분께서 보다 좋은 로드맵을 완성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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